경멸스런 너와의 사랑

urTadg 0 6 11.07 22:38


내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동정심과 연민도 사랑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연민은 인간이 가진 가장 고귀한 감정 중의 하나다.
 
또한 우리가 인간을 부를 때,
 
스스로를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주는 몇 안되는 감정이다.
 
체게바라는 연민 때문에 나병에 걸린 소녀를 사랑했고,
 
그리스인 조르바도 오직 동정심 때문에
 
늙고 추한 외모의 오르탕스와 결혼까지 했다.
 
인간의 상상력이 잉태해낸 가장 고귀한 인간들의 사랑이,
 
동정심과 연민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이것이 사랑이 아닐 수 있단 말인가?
 
톨스토이는 동정심이 경멸의 다른 이름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것을 너에게 말했다.
 
왜냐하면 그토록 고귀한 감정이 때로는
 
이기적인 기만의 발로가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연민과 기만은 닮은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를 비롯한 수 많은 철학자들이 말한 것처럼,
 
고귀함은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동정심은 오직 내가 타인에게 품고싶은 무엇이었지,
 
누군가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그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이기심으로라도,
 
떠나가는 너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잠시라도 너를 내 곁에 붙잡아둘 수 있다면,
 
나는 너의 동정심일지라도, 그 사랑을,
 
그 고귀한 감정을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너의 동정심에 매달리는 나의 모습은
 
너무 슬퍼보였다.
 
흔들리는 너의 모습에 안도하면서도,
 
어쩌면 떠나가는 네 모습 때문이 아니라,
 
자기연민 때문에,
 
나는 돌아오는 길에서 그토록 많은 눈물을 흘렸던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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